2008. 6. 16. 01:45
[뉴스데스크]

앵커: 요즘 우리 영화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저예산 영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적은 돈으로 질 좋은 영화를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족한 돈을 넘치는 열정으로 메우고 있는 촬영현장에 김필국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리산 자락에 묻힌 두메산골.

전교생이라야 고작 17명이 전부인 작은 시골학교가 영화 촬영장으로 변했습니다.

가난했던 70년대 농촌을 무대로 한 이 영화의 제작비는 총 5억원입니다.

보통 2, 30억원 하는 국내 영화 평균 제작비에 턱없이 모자랍니다.

인터뷰: 한 번만 더 가요.

인터뷰: 두번째 너무 좋아해.

됐어.

오케이.

기자: 감독에게는 언제부터인가 오케이 감독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비싼 필름값 아낀다고 좀체 NG 사인을 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NG를 내지 않으려면 촬영 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기 때문에 몸은 고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예산이라 스태프 수가 줄었는데도 촬영기간까지 줄이려고 강행군을 하다 보니 벌써 3주째 집에도 못 가 봤습니다.

인터뷰: 정말 좋은 작품 나오겠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면 그냥 다 참을 수 있어요.

기자: 열악한 여건, 낮은 처우에도 묵묵히 따라주는 스태프들이, 배우들이 감독은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인터뷰: 이 작품을 위해서 그냥 참여했다고 할 정도로 너무 도움을 많이 주니까...

기자: 밤 촬영이 끝나고 이어진 술자리.

이야기는 자연스레 기형적 영화시장에 대한 한탄으로 이어집니다.

제작비가 아니라 작품성으로 평가받았으면 하는 기대도 숨기지 않습니다.

인터뷰: 배급사한테 심사를 받는 게 아니라 대중들한테 심사를 받을 조건만 된다면, 이렇다면 아마 저예산들이 많이 생겨날 겁니다.

기자: 스타 캐스팅도, 대대적인 홍보도 없지만 제작비가 모자라면 열정으로 채우는 이들.

그들이 우리 영화의 한 축을 지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필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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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