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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4 공영방송힘내세요
2008. 6. 14. 13:34
공영방송 힘내세요
 밤 0시40분께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관계자가 오늘 촛불집회의 공식 종료를 제안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차량 마이크를 통해 "내일 아침 9시 지난 9일 분신 사망한 이병렬씨의 운구 행렬이 서울대병원을 출발한다"며 "이씨의 죽음을 외롭지 않게 지켜주기 위해 이만 해산하자"고 말했다. 이때까지 대열을 유지한 3000여명의 시민들 대부분이 이에 동의해 시위를 멈췄다.

 하지만 다음 아고라 회원 300여명이 '국민의 방송을 지키자'며 MBC로 갈 것을 제안했고, 이에 호응한 시민들이 가세해 1000여명의 시민들은 촛불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의 행렬이 순복음교회 앞을 지날 때 10여명이 교회 안으로 진입하려다 다른 시민들이 말려 중단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성만(서대문구)씨는 "나는 카톨릭 신자지만, 조용기 순복음교회 목사가 시위대를 폄하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항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1시 15분께 MBC 앞에 도착해 "MBC 힘내세요" 라는 구호를 외치며 지지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한나라당 앞에선 40여분간 항의 시위가 열렸다. 12시25분께는 달걀 100여개를 한나라당 당사 쪽으로 던지는 퍼포먼스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대책회의 관계자는 "이걸 두고 폭력시위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달걀이 폭력이라면 그 배후는 닭이냐"고 말해 시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시민들의 당사 접근을 막던 한 전경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시민의 질문에 "잠을 못자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우리는 국가에 차출당한 것이다. 군홧발 전경은 한 두명에 불과하니 이해해 달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에 앞서 8시45분께 서울광장을 떠난 촛불 행렬은 11시15분께 여의도 KBS에 도착했다. 1만여명의 시민들이 대열을 유지한 채 '방송장악 저지와 공영방송 지지'를 위한 2시간30분여의 거리행진에 동참했다.

현상윤 KBS 피디는 무대 위에 올라가 "99~2000년 KBS 노조위원장이었다"며 "촛불개미군단 여러분 감동스럽다. 잘 나지도 못한 KBS, 밥값도 못하는 KBS 지키기 위한 여러분께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현 피디는 "엠는 온갖 언론사에 엠비 특보들을 다 앉히고 있다. 다시한번 구시대 영위를 누리려는 공작을 지금도 꾸미고 있다"며 "절망끝에 다시 여기서 희망을 봤다. 비정규직 생존을 위해, 모두가 잘 사는 KBS를 위해 저희가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허재현 권오성 송경화 김성환 기자 catalunia@hani.co.kr
[현장6신: 14일 오전 0시]
촛불집회 참가 시민들, KBS 지지 방문이어 한나라 항의 방문


밤 12시 마침내 한나라당 당사 옆 골목으로 촛불 행렬이 밀려들었다. 서울광장을 떠나 KBS를 지지방문한 촛불집회 참가 시민들이 한나라당 당사를 항의차 찾은 것이다.

 당사 주위는 경찰 버스 6대가 철통같은 방어막을 쳤다. 골목 곳곳에 배치된 경찰병력도 시민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시민들은 당사 쪽을 향해 함성과 함께 "협정무효 고시철회" "언론장악 중단하라" "한나라당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3천여명의 촛불 행렬을 향해 당사 옆의 한 고층 빌딩 8층에선 한 시민이 "더이상 못참겠다. 엠비야 물러나라"고 적힌 수백장의 종이 전단을 꽃술처럼 뿌려 박수를 받았다.

 시민들은 11시40분께 KBS를 떠났다. 전경 버스 20대가 겹겹으로 가로막은 국회 앞을 지날 때 시위대 옆으로 지나던 6633번 공항버스의 승객들이 일제히 손을 흔들며 시민들을 격려했다. 자가용 승용차 2대는 "빰빰빰빰' 하는 월드컵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KBS에 도착한 시간은 11시15분께였다. 1만여명의 시민들이 대열을 유지한 채 서울광장에서 여의도까지 2시간30분여의 거리행진에 동참했다.

 본관 계단에서 촛불을 밝힌 채 미리 모여 있던 1천여명의 시민들이 이들을 향해 "와"하고 환성을 울렸다. 먼저 온 시민과 새로 온 시민들은 서로 "반갑습니다"라고 외치며 인사를 나눴다. KBS 정문 위에 걸린 현수막엔 "고맙습니다. KBS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촛불의 의미를 소중히 여기는 KBS 피디들"이라고 적혀 있었다. 시민들 사이에선 "언론장악 중단하라" "이명박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가 쉴 새 없이 울려퍼졌다.

  KBS 현상윤 PD는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후, 기자들에게 "시민들이 뭐가 중요한 것인지 찾아냈다. 우리가 오라고 한 적도 없는데 이렇게 와주다니 한국사회의 희망이다"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KBS 노조의 정연주 사장 퇴진 주장에 대해 "정 사장 퇴진 투쟁은 시대착오다. 언론장악을 도와주는 결과가 될 것이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행진에 참여한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촛불 행렬이 청와대가 아닌 여의도 KBS로 방향을 튼 데 대해 "시민들이 모든 이슈들이 연결돼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 교수는 "쇠고기에 처음 문제의식을 느낀 시민들이 조중동과 한겨레의 차이, KBS의 정확한 보도의 의미가 뭔지를 알게되는 과정을 겪었다. 지금 촛불시위는 국민들의 거대한 학습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재현 권오성 송경화 기자 catalunia@hani.co.kr
 

[현장5신: 오후 10시35분]
시민 2만여명 "국민 알권리 지켜야" KBS로
보수단체 MBC·KBS 앞 항의 집회 9시10분께 마무리


2만여명의 촛불 행렬이 여의도 KBS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저녁 10시35분께 KBS로 가는 길목인 마포대교 북단으로 올라섰다. 8시45분께 2만여(주최쪽 추산 3만명, 경찰 추산 1만명) 시민이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서울광장을 떠나 거리행진에 들어선 지 1시간50여분 만이다.

 시민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KBS를 지켜야 한다"고 청와대가 아닌 여의도로 행렬을 튼 까닭을 밝혔다. 안순호(42·동작구·자영업)씨는 "지금 이명박은 언론사에 가까운 측근을 앉히려고 한다. 그러면 국민 눈을 가리는 보도를 할 것이 아니냐. 민주시민이라면 알 권리를 지키러 가야 한다. 케비에스까지 행진해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광장을 떠난 촛불 행렬이 광화문 사거리에 도착할 무렵 일부 시민들은 "여의도로 가자"고 긴급 제안했다. 감사원의 특별감사와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의 항의시위로 위기에 처한 공영방송을 구출하기 위해 시민의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이다. 행렬을 이끌던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방송차가 "여의도로 가는 제안이 나왔다. 그렇게 할까요"라고 하자, 시민들은 일제히 "네"를 외쳤고, 물줄기는 여의도 쪽 서대문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민들은 9시30분께 충정로 동아일보 별관 앞을 지나며 "조·중·동 꺼져버려"라고 구호를 외쳤다. 서대문 고가로를 지날 때는 인근 경찰청을 향해 "어청수는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거리에서 행진을 지켜보던 김보형(20·동대문구)씨는 "금방 촛불이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대운하, 방송민영화 등이 해결될 때까지 계속 타오를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이번 거리행진엔 전국노점상연합회 회원 등 단체 회원 뿐 아니라 여고생과 대학생,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시민들도 함께 참여했다.

 서울 여의도 MBC와 KBS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항의 집회는 밤 9시10분쯤 마무리됐다. 군복 차림으로 항의 시위를 벌인 고엽제전우회원 1000여명은 KBS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한 뒤 전세버스와 승합차 등에 나눠타고 모두 철수했다.

이들 가운데 400여명은 MBC 앞에서 '편파 보도 중단'과 '엄기영 사장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뒤 저녁 8시30분께 KBS 앞으로 합류했다. 이들은 김성수 MBC 보도국장을 만나 "MBC가 아직 광우병 걸린 것도 아닌데 소 쓰러지는 모습 등을 내보내 정국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여론을 혼란시키지 말고 공정한 보도를 하라"고 요구했다. 고엽제전우회의 한 회원은 면담 뒤 KBS로 이동하기에 앞서 "여기(MBC)는 B급 빨갱이야. KBS가 A급 빨갱이라 여기에서는 철수하고 우리는 KBS로 가는 거야"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서 서울역과 청계천 등에서 촛불집회 반대 시위를 벌인 뒤 오후 6시께 앰블런스 100여대와 전세버스에 나눠타고 여의도 MBC와 KBS에 도착했다. MBC 앞에 도착한 이들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MBC 사옥의 모든 출구를 전경버스로 봉쇄하자, 화단에 화염기로 불을 발사하는가 하면 담을 넘어 들어가겠다며 벽 위로 올라가는 등 한때 격렬하게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KBS 앞에서 시위를 벌인 600여명은 '우리는 영원한 해병대' 등의 노래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또 "편파방송 일삼는 정연주 당장 나와라" "정연주 내려와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성욱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사무총장은 "옆에서 철부지 어린이들이 촛불집회를 한다. 우리 기성세대 잘못이다. 집회하게 만들어놨다"며 "정연주 사장이 8시까지 나와 우리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시가 되자 대열 한쪽의 참가자들 사이에선 "쳐들어가자", "가스통 가져와 불 질러버리자"는 따위의 격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실제 20여명은 안으로 들어가겠다며 전경차 쪽으로 다가가 몸싸움을 벌였다. 몇몇 참가자는 < 피디저널 > 잡지 3묶음을 가져다 불을 붙였으나, 주위 사람들이 종이로 덮어 급히 끄기도 했다. 또 이들의 시위를 취재하던 < 피디저널 > 원성윤 기자와 조흥제 촬영기자가 폭행을 당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700여m 떨어진 곳에서 사흘째 '방송장악 반대' 촛불집회를 하고 있던 다음아고라 누리꾼 등 시민들을 향해 "너넨 뭐 하는 놈들이냐", "매국노", "니들이 나라를 위해 촛불집회를 하냐"는 등의 고함을 외쳤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충돌을 피해 300여m 옆으로 옮겨 집회를 계속했다. 이들은 "정연주는 국민이 지킨다" "최시중 너는 누구냐" 등의 피켓을 들고 나와 "정연주는 물러나라"고 외치는 고엽제전우회원들과 대조를 보였다.

 한편, 촛불집회 반대를 위해 청계광장에 나왔던 고엽제전우회원 가운데 한명인 김아무개(68·경기도 화성)씨는 "촛불집회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군복차림으로 나온 김씨는 "나는 촛불집회에 찬성한다. 미국산 쇠고기는 국가가 실수한 거고 망신 당한 거 아니냐. 여기 사람들은 촛불집회 막자고 왔는데 나는 아니다. 고엽제에 대해 알리러 왔다. 이렇게 모일 기회가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송경화 김성환 기자 freehwa@hani.co.kr

[현장4신: 오후 9시]
보수단체 회원들, KBS앞서 시위 "정연주 내려와라"
문화제 마친 2만여명은 거리 행진…"원하는 사람 KBS 갈것"


저녁 8시45분께 37번째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2만여(주최쪽 추산 3만명, 경찰 추산 1만명) 시민들은 거리 행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촛불문화제가 열린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사거리 쪽으로 거대한 촛불의 물결이 형성됐다. 촛불 물결은 이어 9시10분께 서대문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오늘은 광화문 네거리까지 1차 행진을 한 뒤 원하는 사람들은 여의도 KBS 앞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KBS 앞에선 쇠고기와 촛불집회 보도 태도에 항의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의 집회가 열렸다. 600여명의 회원들은 KBS 정문 앞에 앉아 시위를 벌였다. 방송국 정문은 전경버스 4대로 막아놓은 상태다. 보수단체 회원 중 5백여명은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사람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부인들은 흰색 상복을 입고 함께 했다. 저녁 8시 이들은 '우리는 영원한 해병대' 등의 노래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들고 "편파방송 일삼는 정연주 당장 나와라" "정연주 내려와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쳐들어가자" "가스통 가져와 불 질러버리자" 등 격한 구호를 외쳤고 20여명은 안으로 들어가겠다며 전경차 쪽으로 옮겨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KBS 쪽에서 대표들만 들어와 얘기 나누자는 제의를 하자 이들중 이형규 (고엽제전우회) 총회장, 김성욱 사무총장, 서천수 부회장겸베트남지부장 등 3명이 안으로 들어갔다.

KBS 정문과 동문 사이에서는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다. 저녁 8시 35분, KBS 앞의 보수단체 회원 한 사람이 마이크를 들고 "긴급 방송 합니다. 엠비씨는 9시 방송에 내주고, 내일 아침 7시까지 계속해서 우리를 방송해주기로 합의보고 돌아왔다"고 외쳐 환호성을 받았다.

MBC 앞에 몰려든 400여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은 저녁 8시 30분께 MBC쪽에서 앵커 멘트로 보도를 해주기로 함에 따라 차량 수십대와 전세버스를 나눠타고 떠났다. 이들은 "MBC가 아직 광우병 걸린 것도 아닌데 소가 쓰러지는 모습 등을 내보내 정국의 혼란을 주고 있다. 여론을 혼란시키지 말고 공정한 보도를 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쪽에서는 오늘 9시 뉴스·내일 아침 7시뉴스·iMBC 홈페이지 등에 "고엽제 전우회에서 우리 방송국 광우병 보도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전달해왔다"는 앵커 멘트 형식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한편 저녁 7시께 시작된 촛불문화제의 명칭은 '전면 재협상 실시! 이명박 정부 심판 촛불 대행진'으로 붙여졌다. 촛불문화제 참여 시민들도 한 목소리로 정부의 '추가 협상' 방침을 비판하며 "재협상 관철을 위해 촛불집회가 계속 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을 하루 종일 욕하느라 양치질을 하루 스무번씩 하는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지훈(30·강서구 방화동)씨는 "이명박은 얼리버드라 4시에 일어나지만 국민은 새벽 네시까지 잠을 못자고 있다. 100만 촛불 대행진 이후 자기가 민주화 운동 1세대라고 말하며 우리를 이해하는 듯 말하지만. 얼토당토항 말로 염장을 질렀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 먼저 나와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어제 ( < 100분토론 > 에서) 서강대 한 여학생이 우리가 불법집회를 하고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헌법 제1조를 수호하는 세계 제1의 준법시민들이다. 촛불을 끝까지 지켜나가자"고 덧붙여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배행국 전국노점상연합회 수석부위원장은 "미국산 쇠고기 들어오면 누가 먹겠나. 질 좋고 값이 싸다는데, 도시 빈민이 먹는다. 결국 서민들 건강만 악화될 것"이라며 "내일 촛불문화제에 노점상인들이 1만여명 분량의 순두부를 준비하겠다. 많이 먹고 쇠고기 재협상 할 때까지 힘내서 투쟁하자"고 말했다.

이날 시작된 화물연대 총파업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호희 민주노총 운수노조 정책실장은 "한달 전 이곳에서 우리 운수노동자들이 절대 쇠고기 운반하는 일 없을 것이다고 약속했다. 국민들이 지지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가 "학익진을 펼치겠다. 한쪽은 촛불로, 한쪽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오만방자한 이명박 정부 심판하겠다"고 하자, 시민들 사이에선 '화물연대 힘내세요'라는 호응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의도에 반대하는 견해도 제시됐다. 현덕수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방송과 언론의 주인이 누구냐. 바로 우리 국민이다. 이 언론사에 이명박 정부의 하수인이 내려온다고 한다"며 "국민의 힘을 모아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에 맞서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얘기했었는데, 소통의 틀이 뭐냐. 방송과 언론이다"며 "그 방송사 사장에 자신의 하수인을 앉히려 한다. 이게 국민과의 소통을 하려하는 정권의 자세냐"고 되묻기도 했다.

허재현 김성환 송경화 기자catalunia@hani.co.kr
 

효순ㆍ미선양, 이병렬씨 분향소에 끊이지 않는 추모 발길

 37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린 13일은 지난 2000년 미군 장갑 차량에 치여 숨진 고 효순·미선양의 6주기 날이기도 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촛불문화제를 추모식을 겸해 진행했으며, 시청 정문 바로 앞에 차려진 효순·미선양의 분향소엔 촛불을 든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줄을 이었다.

 시민들은 흰 국화꽃을 효순·미선양의 영정 앞에 올리고 향을 피운 뒤 잠시 고개 숙여 꽃다운 나이에 진 두 소녀의 명복을 빌었다. 추모 행렬에 섰던 고교생 유지원(서울 중산고 3년)양은 "효순·미선양 사건이 터졌을 때는 너무 어려 잘 몰랐지만, 그 뒤 얘기를 들을 때면 안타깝고 화가 났다"며 "그동안 촛불집회에 계속 참가해 왔는데, 오늘 와서 분향소를 보고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회사원 고아무개(31)씨도 "효순·미선양 사건 때 대학생으로 농촌활동에 참여중이었다"며 "지금도 한국은 대미 자세에서 그때에 비해 한발도 못나간 것 같아 답답하다"고 했다.

 촛불문화제 시작 1시간여만인 저녁 8시10분께 시민들은 < 아침이슬 > 노래를 시작으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시민들은 촛불을 높이 들고 좌우로 흔들며 노래 중간 "미선아 보고 싶다. 효순아 보고 싶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관복(75)씨는 "언제까지 우리 동포가 미군이 저지르는 범죄에 이렇게 죽어가야 하나. 더 이상은 우리 동포가 희생되선 안된다"고 말했다.

 구로구에서 온 심정아(고3)양은 '미선이 효순이 언니에게'라는 추모의 편지글을 읽었다. 다음은 편지글 전문.

 "저는 솔직히 언니들이 미군장갑차에 억울한 죽음 당했다고 들었을 때...잘 몰랐지만 언니들 사고 당항 사진보고 끔찍했던 기억이 난다. 그 살인 저질렀던 미군이 무죄 판결 나서 미국가서 잘 살고 있단 소식을 뒤늦게 듣고...많이 화 났다.미국이 선진국이라 우리를 너무 얕본다고 생각했다.어느덧 세월이 흘러 2008년 난 고 3이됐다.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잘 알게 됐다. 미국쇠고기 수입반대 집회 참석하면서.목이 상했다. 성대결절이라고 한다. 이렇게 열심히 집회 참석하는데 이명박은 아무런 대책을 안세우고 있다. 우리 나라는 민주주의가 아닌가요. 민주주의는 다수결을 따라야 하는데.

  대한민국이 재협상을 안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언니를 죽게 한 미국과 관련 있는 것 같다. 오늘날 미친소 반대해 수많은 국민이 연행되고 다치는 것과 언니 죽은 것이 같은 이유라는 것에 한숨이 나온다.

  우리는 독립국가인데 지금 보여지는 것은 미국의 식민지같다. 언니 6년전에 죽어야만 했던 비참한 현실. 우리가 바꿀게요. 언니가 살아있다면 우리와 함께 할텐데 너무 아쉬워요. 앞으로 언니들 우리와 함께 해줘요."

 효순·미선양 분향소와 마주보는 플라자 호텔 앞 쪽에 자리잡은 고 이병렬씨 분향소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달 25일 전주에서 '쇠고기 수입 반대와 정권퇴진'을 외치며 분신해 지난 9일 사망했다. 한 스님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염불을 외우기도 했다고 국민대책위 관계자는 전했다.

권오성 허재현 기자 sage5th@hani.co.kr
[현장3신: 오후 7시30분]
시민 1만여명 시청앞 광장서 '촛불문화제' 참가
보수단체 회원1쳔여명 KBS·MBC앞서 항의 시위


7시. 시청앞 광장에 다시 촛불이 켜졌다. 87년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지난 10일 집회 뒤 11,12일 이틀간 휴식의 시간을 보낸 시민 1만여명은 시청앞 광장에서 문화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밝힌 '추가 협상' 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며 "촛불집회가 계속 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억(선린인터넷고 3학년)군은 "사람들이 촛불집회를 여니까 그냥 쇼 한번 한 것 같다"며 "재협상 안된다고 하더니 갑자기 태도를 바꾼다는 게 더 못미덥다"고 견해를 밝혔다. 남정대(중앙대 전자전기공학부 3학년)씨는 "협상은 협상이고 촛불은 촛불이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협상 과정을 지켜보는 동안에도 촛불은 꺼져선 안된다. 국민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제스처일 수 있기 때문이다"며 "곧 벌어질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파업투쟁과 함께 촛불민심으로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촛불문화제는 '효순·미선양 추모 7주기'를 맞아 추모형식을 겸한다. 안진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은 "문화제 중간 묵념 시간과 추모사 낭독 시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무리하게 효순·미선양 추모식을 광우병 문제와 연결해 문화제를 개최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제기하는 데 대해, 안 팀장은 "그 날의 아픔을 함께 하고 싶어하는 것은 대부분 시민들의 바람"이라며 "촛불문화제를 반미투쟁과 연결해 여론으로부터 고립시키려는 수구세력들의 공격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청앞 광장에는 현재 두 개의 분향소가 차려져 있다. 하나는 '효순·미선양을 추모하는 분향소', 다른 하나는 '이병렬씨를 추모하는 분향소'이다. 이곳엔 각각 고인들의 영정 사진이 놓여 있고 시민들이 헌화한 국화꽃이 조용히 놓여 있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눈을 감고 묵념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오늘도 시청앞 광장 곳곳에서는 김밥과 음료수 등을 파는 노점상인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오늘은 빨간 '뿔소머리띠'를 파는 노점상인이 시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상인 박민성(38)씨는 "국민들이 뿔난 모양을 표현하는 머리띠이다. 시민들 반응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쇠고기 재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문화제가 계속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6시40분께는 전국노점상연합회 소속 노점상인 4천여명이 시청앞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오늘 대학로에서 사전 집회를 갖고 문화제에 단체 참석했다. 전노련 관계자 송아무개(45)씨는 "전노련은 21년전 오늘 결성됐다. 오늘은 우리의 생일이기도 하다" 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미국 쇠고기 수입을 반대한다. 노점상인들도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광장 잔디밭에 앉아 가져온 김밥과 음료수 등을 나눠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있다.

 
한편, 청계광장에선 이날 오후 서로 성향을 달리하는 시민들간 몸싸움까지 가는 긴장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수 성향의 자유시민연대, 재향군인회 등 30여개 단체 소속 회원 5천여명이 서울역에서 오후 2시 집회를 가진 뒤 이곳으로 행진해왔다. 이들은 청계광장에서 농성 중이던 시민들과 말싸움과 몸싸움을 벌였다. 일부는 농성중이던 시민의 천막을 찢으려 시도하기도 했다.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는 "재협상만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이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곳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갈테니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옷에 '국정 흔들기 그만!','촛불 그만' 이라고 적힌 몸팻말을 달고 청계광장을 찾았다.

 이들은 오후 6시께부터 KBS와 MBC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다수는 타고온 전세버스를 타고 돌아갔으나, 1000여명은 앰블런스 100여대에 나눠타고 여의도로 이동했다. KBS 앞에서 600여명, MBC 앞에서 400여명이 각각 최근 쇠고기와 촛불집회에 대한 방송 보도가 편파적이라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KBS 본관 정문 앞에 모인 600여명은 저녁 8시까지 정연주 사장이 직접 나와 면담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정연주는 물러가라' '보도 제대로 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과 1㎞ 떨어진 동문 앞에선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에 항의하는 다음 아고라 누리꾼들의 촛불집회가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50여명의 누리꾼들은 촛불을 밝힌 채 '부당 감사 중단하라', '최시중 넌 누구냐. 케베스는 국민 것', '정연주는 우리들이 지킨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허재현 송경화 기자 catalunia@hani.co.kr
[현장2신: 오후 7시]
서울역 청계천 집회후 문화방송·한국방송 절반씩 이동


서울역과 청계천에서 '촛불집회 반대' 시위를 벌인 자유선진연대 등 30여개 보수단체 회원들 가운데 1천여명은 앰블런스에 타고 여의도 문화방송과 한국방송 앞으로 절반씩 나눠 이동했다.

오후 6시께 문화방송 앞에 도착한 4백여명은 문화방송이 쇠고기에 대한 잘못된 보도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피디수첩 박살내자"는 피켓 등을 들고 보도국장 면담을 요구하며 문화방송 안으로 진입하려다 경찰 제지를 받자 욕설을 퍼붓고, 담을 넘어가려 시도하는 등 거칠게 맞섰다. 저녁 7시 현재는 대표 9명이 문화방송 안으로 들어가 면담이 진행중이다.


어느덧 37번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개최된 촛불문화제가 13일 오후 7시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다. 특히 13일은 효순·미선양 추모 6주기와 겹쳐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13일 문화제는 추모형식을 겸할 것"이라 밝혔다. 지난 10일 '100만 촛불대행진'을 이뤄낸 시민들이 누적된 피로를 걷어내고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오늘 집회는 향후 '촛불 집회'의 강도와 방향 등을 가늠하는 또다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성향의 단체인 자유시민연대, 종교인연합회,고엽제전우회 등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 7천여명의 시민과 함께 촛불집회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후 2개 차로를 통해 숭례문-광교-청계광장으로 행진했다. 청계광장에선 일부 시민들 사이에 가벼운 몸싸움과 말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보수 단체 시민들은 다시 시청앞 광장으로 모일 것으로 예상돼 경찰은 자칫 촛불문화제 참석 시민과 보수단체 회원들 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후 6시 현재 경찰은 경찰버스를 이용해 시청앞 광장 주변에 방어벽을 친 상태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지난 10일 "정부가 20일까지 전면 재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정권퇴진운동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사실상 합의문 문구를 바꾸는 전면 재협상을 거부한 상태다. 대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13일 미국으로 출국해 '추가협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국민들의 요구에 딴 소리를 하는 '지록위마'식 대응"이라고 혹평했다. 누리꾼들은 12일 하루 동안 인터넷에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과 '촛불 집회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으로 갈려 토론을 벌였다. 이 분화된 민심의 저울추가 앞으로 어느 쪽으로 더 기울 것인지 오늘 촛불문화제는 해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