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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5. 30. 23:30
떳떳지 못한 해외연수
MBC  기사전송 2008-05-30 22:36 
 
[뉴스데스크]

앵커: 얼마전에 놀러 가는 공무원 해외연수를 없애겠다고 약속했는데 아직도 바뀌지 않은 모양입니다.

어제 공항에서 만난 공무원들이 도망가고 숨느라고 바빴습니다.

오해정 기자와 함께 이분들 환송을 가보겠습니다.

기자: 어제 저녁 인천공항 출국장.

양을 입은 중년 남성들이 큼지막한 여행가방을 들고 모여 있습니다.

이들은 전국 11개 지방자치단체의 부구청장과 부시장, 부군수들로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겁니다.

연수 목적은 기업투자유치 전략을 배우고 기업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

탑승준비를 끝낸 공무원들을 뒤따라가 만나봤습니다.

한 부군수는 공무원이 아니라고 잡아뗍니다.

인터뷰: 공무원이 아니에요.

인터뷰: 아니시면 뭐 하시는 분이신데요?기자: 연수 간다는 걸 알고 왔다고 추궁하자 아예 화장실로 숨어버립니다.

인터뷰: 어떤 목적으로 가시는 건데요?인터뷰: 됐어, 왜 자꾸 나한테 그래요.

기자: 취재진이 다가가자 황급히 도망가는 부시장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MBC 인터뷰: MBC 오해정 기자인데요, 오늘...

어떤 목적으로 가시는지 궁금해서요.

인터뷰: 놔두세요.

기자: 취재진을 피해 입국대기장을 2바퀴 이상 돌던 한 부군수는 마지못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떠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경제활성화를 위해서 하는 거죠.

기자: 그런데 세미나는 거의 없고 관광밖에 없던데요.

인터뷰: 그건 저한테 묻지 마시라고요.

기자: 공무원들의 연수일정입니다.

30일 오전 토론토 시내를 관광하고 다음 날에는 나이아가라폭포에서 유람선을 탑니다.

6월 1일, 2일에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그리니치 빌리지를 방문합니다.

3일 마이애미 해변의 호텔에 투숙하고 다음 날 마이애미 시내를 견학한 뒤 오후에는 스톤마운틴을 둘러봅니다.

1인당 연수비용은 직급에 따라 544만원에서 많게는 993원.

인터뷰: 이건 어떤 돈으로 가시는 거예요?인터뷰: 모르겠네요.

기자: 모른다고 잡아떼지만 경비는 모두 지방자치단체 예산에서 나온 것으 국민 세금입니다.

연수를 주관한 한국지방자치 국제화재단은 현지 사정에 따라 관광을 포함시켰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해외연수를 가다 보면 공휴일을 기해서, 그때는 그 기관 방문하기가 곤란하잖아요.

그럴 때는 그 시간을 이용해서 가는 겁니다.

기자: 하지만 9박 10일간의 연수 일정 중 공휴일 3일을 제외한 평일에도 대부분 관광지를 도는 걸로 돼 있습니다.

경제단체나 관공서 방문에는 10시간 30분만 할당됐을 뿐입니다.

인터뷰: 구경도 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렇다고 해서 그게 우리가 못 가야 될 그런 상황은 없지 않습니까?기자: 외유성 연수와 출장이 자꾸 문제되자 작년 11월 행정안전부는 기관별로 심사위원회를 열어 연수목적이나 일정, 비용 등을 따져본 뒤 보내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변한 것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하급자, 특히 국장, 과장으로 위원회가 구성이 되다 보니까 상급자들의 여행을 제어하거나 견제하지 못하는 그러한 실효성에 의문이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기자: 어젯밤 캐나다 토론토행 비행기를 타려던 11명의 공무원 중 7명은 취재가 시작되자 출국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반면 서울 서대 부구청장과 경기도 가평군 부군수, 충남 계룡시 부시장, 경북 봉화군 부군수 등 4명은 끝내 해외연수를 떠났습니다.

MBC뉴스 오해정입니다.
Posted by 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