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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5. 27. 20:45
경차 "없어서 못 팔아" '훨훨'...중대형 '추락', SUV '직격탄'
뉴시스  기사전송 2008-05-27 18:02 
【서울=뉴시스】

고유가 시대가 소비자들의 자동차에 대한 생각까지 바꿔 놓고 있다. IMF 이후 요즘처럼 경차의 인기가 높았던 적은 찾기 힘들다. 소비자들이 가벼이 여겼던 '경차'를 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잘 나가던 중형차들은 경중을 따질 필요도 없이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심지어 신형 경차보다 비싼 중고차까지 등장했다.

그동안 잘 나가던 중대형 차들의 판매량이 경차에 추월당하면서 시장은 기름이 적게 드는 차와 그렇지 않은 차로 구분되는 상황까지 왔다. 당연히 완성차 업체들의 매출도 줄어들었다.

◇10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경차의 전성시대”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4월 내수판매 현황에 따르면, 경형.중형.CDV(미니벤).대형차 순으로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차종별로는 승용차가 전년 동월 대비 15.6% 증가한 9만2759대, 상용차는 트럭의 감소로 전년 동월 대비 6.1% 감소한 1만8195대가 팔렸다.

이중 승용차 차급별로는 경형이 전년 동월 대비 118.4%라는 폭발적 증가세로 독주를 했고, 중형은 30.9% 증가했다. CDV(19.9% 증가)와 대형(18.4% 증가)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경유값 급등 직격탄을 맞은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랑)는 -18.2%나 감소했다.

이에 대해 자동차공업협회는 “경차에 편입된 기아 뉴모닝의 판매급증으로 경차가 118.4%라는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1~4월 내수도 경차의 독주는 눈부실 정도였다. 승용차 차급별로는 경형이 전년 동기 대비 187.8% 증가했고, 중형이 10.8% 증가에 그쳤다. 대형 승용은 9.4% 증가했고, SUV와 CDV는 각각 0.1% 증가, 34.7% 감소라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편, 1~4월 모델별 판매순위 5위에도 중형 이상은 그랜저 TG를 제외하고는 찾기 힘들었다. 쏘나타가 1위를 유지했고, 2위 아반떼, 3위 뉴모닝, 4위 그랜저 TG, 5위 마티즈 순으로 나타났다.

뉴모닝의 경우 1~4월 누적판매가 3만3055대를 기록해 지난해 연간 판매량 2만8404대를 추월했다.

◇저렴한 기름값 메리트 사라진 SUV ‘침통’

고유가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중형 이상 차량과 SUV다. 특히 SUV는 거의 바닥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완성차 업계가 생산하는 SUV 판매 실적은 모두 1만4258대로 지난해 4월에 비해 무려 18.2%나 줄어들었다. 올해 4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아차의 ‘스포티지’나 ‘쏘렌토’, ‘모하비’는 4월 판매대수가 각각 전월 대비 26.7%, 20.0%, 16.1%나 하락했다. 현대차 ‘싼타페’도 14.8% 하락했고, 르노삼성 ‘QM5’역시 28.1% 감소했다.

쌍용차는 렉스턴이 51.9%, 액티언이 50.8%, 카이런이 25.4%로 4월 판매대수가 3월보다 극감했다. 결국 쌍용차는 지난 21일부터 6주간 렉스턴과 액티언을 생산하는 평택공장 조립 1라인을 주.야 2교대에서 야간 1교대 근무형태로 변경 운영하는 초강수를 뒀다.

국내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경유값 급등이 SUV 판매 급감의 주된 이유”라며 “승용차와 SUV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경유값이 급등한다면 사려는 마음이 반감되는 게 사실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SK엔카 관계자는 “고유가라서 경유값이 올라 중고차 시장도 경유차는 시세가 떨어지고 있다. 손님도 줄어드는 추세다”며 “시세의 경우 경유차는 준중형(아반떼급)을 제외한 모든 차종이 100만원씩 떨어졌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 대세는 ‘경차’..“없어서 못 팔아요”

중고차 시장은 경차가 접수했다. 없어서 못 파는 상황에까지 왔다고 한다. 개중에는 신차보다 비싼 차량까지 있다고 한다.

중고차 전문 쇼핑몰 SK엔카 관계자는 “경차는 너무 잘 팔린다. 오히려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그나마 매물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기름값을 300원 인하해 주거나 하는 혜택도 늘어나 중고차 시장에서 경차가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신차보다 비싼 중고차도 있었는데, 모닝의 경우 새 차를 사려면 대기수요가 많아 6개월가량 기다려야 한다.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중고시장에 나온 새 차 같은 신차는 오히려 값이 더 비싸도 빨리 팔린다”고 말했다.

장한평 중고차 시장 관계자는 “경차가 시장에서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이유인즉, 팔려고 해도 물량이 없고, 매물로 나오는 차도 없다는 것.

그는 “요즘 중고차 시장이 기름값이 올라 이상하게 변해 버렸다”며 “모닝이나 마티즈 같은 경차들은 매물로 나왔던 것이 모두 팔려 아예 찾기 힘들다. 우리가 살려고 해도 못 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Posted by 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