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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30 경유차는 애물단지…경유값 고공행진 서민들은 한숨만
2008. 5. 30. 23:10
직장인 정모씨(41·서울 강북구 미아동)는 요즘 아파트 주차장에 온종일 서 있는 ‘갤로퍼’ 7인승 경유차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서울에서 그나마 기름 값이 싸다는 동대문구 장안동까지 찾아다니며 주유를 한 지도 1년이 지났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30달러를 돌파했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았다. 휘발유 값이 고공행진을 했지만 ‘경유는 싸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씨는 ℓ당 경유 값이 2000원을 넘고 급기야 휘발유 값보다 비싸지자 아예 운전대를 놔버렸다. 지난 3월16일 ℓ당 1436원이던 경유값이 2개월 뒤인 지난 17일에는 ℓ당 1695원. 한 달 평균 유류비가 10만원이나 뛴 것도 모자라 ℓ당 2000원에 기름을 넣어야 한다니 운전하기가 무서워졌기 때문이다.

정씨는 차라리 ‘휘발유’ 소형 중고차를 구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쉽지가 않다. 경차 중고매물 품귀 현상으로 탈 만한 차를 구할 수도 없거니와 올해 초 70만원이면 살 수 있었던 중고차 ‘아토스’가 지금은 200만원을 줘도 살 수가 없는 것. 정씨는 “승차감이나 소음 등 휘발유 차보다 안 좋았지만 기름 값이 싸다는 생각에 경유차를 택했다”면서 “경유값이 너무 비싸 중고차를 사려고 하는데 이 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맞벌이 부부인 박모씨(37)는 아내의 직장 근처인 경기 시흥으로 2년 전 이사를 했다. 그의 출퇴근 거리는 거래처가 있는 과천을 거쳐 서울 종로에 위치한 회사까지 100㎞에 달한다. 대중교통 편이 부족한 만큼 이사와 함께 ‘세라토’ 경유차를 뽑았다. 차 값은 같은 모델의 휘발유차보다 250만원이나 비쌌지만 기름 값이 싸고 연비도 좋기 때문에 훨씬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차를 구입할 당시 5만원이면 가득 채울 수 있었던 기름이 지금은 7만원어치를 넣어도 가득 찰까 말까 한다. 박씨는 “최근 시흥의 집 값이 크게 뛰면서 전세금 3000만원을 올려줬는데 경유값까지 오르고 있으니 서민들만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