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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5. 30. 23:29
[운하반대순례단] 더 이상 운하를 말하지 말라! / 이필완
한겨레  기사전송 2008-05-30 19:20 
[한겨레] 운하반대순례단

나라가 온통 ‘광우병 쇠고기’로 어지럽다. 기어이 29일 오후 4시 쇠고기 수입 고시 강행을 발표함으로써, 이명박 정권은 큰 사고를 쳤다. 먹을 것으로 장난친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끝없이 달아오르고 있으며 그 끝을 알 수가 없다.

29일에는 방송 뉴스를 보니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운하가 뭔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히 쓸데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운하 반대 여론을 “국민이 운하를 잘 모르고 있는 탓”으로 돌렸다. 게다가 그는 운하를 빙자한 ‘5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일을 친환경적으로 하도록 돕는 것이 환경부 소관이라며, 여전히 환경부 장관답지 않은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도 문제지만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물류·관광·문화·치수의 문제를 넘어서서 ‘식수 대란’이라는 치명적 결함을 안고 있다. 적어도 2500만명이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식수원인 한강·낙동강·금강 등을 파헤쳐 강을 없애고 운하로 만들겠단다.

이곳저곳에서 물을 끌어오고 또다른 댐을 만들고 전혀 현실성 없는 강변여과수 운운하면서 식수 대책을 말하고 있지만, 운하사업의 삽질이 시작된다면 ‘광우병 쇠고기’ 경우는 저리 가랄 정도로 엄청난 국민적 저항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다시 한번 이명박 대통령의 조속한 결단을 요청한다. 더 늦기 전에 운하 사업을 완전히 백지화하고 그 후 5대강을 살리는 일에 부단히 나서기 바란다. 더 이상 운하를 말하지 말라! 경인운하도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으면 이 정권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종교인 생명평화순례단은, 지난 2월12일 김포 애기봉을 출발하여, 남한강 따라 걷고 문경새재 넘어 낙동강 따라 부산 을숙도까지 걸었다. 다시 영산강 하구언을 출발해 이미 사막이 된 새만금 갯벌과 금강을 따라 걸어 100여일 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성찰하며, 자본과 돈으로 점철된 우리 사회와 우리 자신들을 회개하고 참회하는 기도걸음을 걷는 100여일 동안, 다행히도 운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변했단다. 우연히 시기가 맞아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공감을 얻어낸 결과인지 잘 알 수는 없으나 여하간 기쁘고 즐거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이 지면을 빌려 ‘광우병 쇠고기’의 수렁에 빠져 국민을 실망시키고 허우적대면서도 여전히 운하를 고집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 관계자들, 그리고 몇몇 사업자들, 그리고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운하를 찬성한다며 일방적으로 정권을 옹호해대는 몇몇 목사 나팔수들에게 간곡한 충고 하나 드린다.

어느 강이든지, 그런대로 잘 관리되고 있든지 그렇지 못하든지 간에 우리처럼 생명의 강을 따라 단지 몇 시간이라도 묵언하며 기도의 걸음을 걸어보기 바란다. 그러면 단연코 ‘운하 운운’ 하는 소리는 더는 하지 못할 것이다. 하물며 운하 사업이라도 끌어들여 죽어가는 강을 살리겠다는 망발은 더더욱 못할 터이니 ….

이미 1년 준비해 4년 내에 한반도 대운하를 만들겠다는 공약은 허언이 되고 말았다. 그것은 공약이라기보다 차라리 대국민 사기에 가까웠다. 국민들이 광우병 쇠고기 파동에 이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사기라고 몰아치기 전에 백지화하라! 대운하 백지화만이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을 유일한 방법이리라.

Posted by 누려라